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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스튜디오38

'붉은 돼지'와 이탈리아 파시즘 – 비행과 자유와 저항의 은유 스튜디오 지브리의 1992년 작품 '붉은 돼지'는 언뜻 보기엔 공중을 나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1920~30년대 이탈리아의 역사적 현실, 파시즘 체제, 그리고 인간성과 자유에 대한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돼지로 변한 주인공 ‘포르코 로소’는 단순한 저주받은 비행사가 아니라 시대의 폭력성과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품은 저항적 캐릭터다.이번 글에서는 '붉은 돼지'가 배경으로 삼은 이탈리아 역사와 파시즘의 상징성 그리고 그 안에서 구현된 비행과 자유, 저항의 미학을 생각해보려고 한다.붉은 돼지의 배경 – 이탈리아 파시즘의 시작점'붉은 돼지'의 시대적 배경은 1920~30년대 이탈리아다.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는 경제 위기와 정치 혼란에 시달렸고 그 틈을 타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 2025. 4. 15.
'추억은 방울방울'의 도시와 시골 생활 – 삶의 리듬과 자아의 회복 지브리의 작품 '추억은 방울방울'은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애니메이션이다.주인공 ‘타에코’가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멈추고 시골에서 새로운 삶의 리듬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정체성을 회복하는 여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이 작품은 단순한 도시-시골의 대비를 넘어 도시적 시간성과 시골의 감각성,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보여준다.이번 글에서는 '추억은 방울방울'을 통해 도시와 시골이 각각 상징하는 의미와 그것이 인물의 내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려고 한다.도시 – 효율적이지만 감정 없는 공간주인공 '타에코'는 도쿄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평범한 27세 여성으로, 그녀의 삶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안정적이지만 어딘가 공허하다. 반복되는 전철, 빽빽한 스케줄, 겉돌기 .. 2025. 4. 15.
'마녀 배달부 키키'와 성(性)의 상징, 날지 못하는 몸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 키키'는 사춘기 소녀의 자립과 성장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애니메이션 속에는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서 여성의 성(性) 정체성과 몸의 변화, 감정의 흐름, 그리고 사회적 시선 속에서의 여성 주체성 형성 과정이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 특히, '키키'가 갑자기 ‘날지 못하게 되는 순간’은 많은 이들에게 혼란의 장면이었지만, 이는 곧 성적 자각과 내면의 변화, 자아 혼란과 회복의 상징으로 읽을 수 있는 핵심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마녀배달부 키키' 속에 숨겨진 성(性)의 상징 구조를 중심으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려 한다.날 수 있다는 것 – 성(性)과 자아의 상징작품의 초반, '키키'는 마녀의 전통에 따라 홀로 도시로 나서는데 그녀가 유.. 2025. 4. 14.
전쟁은 어떻게 아이의 일상이 되는가, '반딧불이의 묘' '반딧불이의 묘'는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된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이고 잔혹한 전쟁의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일본 고베를 배경으로 전쟁 말기의 혼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매 ‘세이타’와 ‘세츠코’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슬픔과 숙연함을 남겼다.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눈물 나는 슬픈 이야기만은 아니다.전쟁이 어떻게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어떻게 아이들의 일상 자체를 전쟁으로 바꾸어 놓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이번 글에서는 '반딧불이의 묘'가 전쟁 속 아동의 현실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왜 지금 이 시대에도 반드시 봐야 할 이야기인지 살펴보려고 한다.폭격의 공포보다 무서운 ‘일상의 상실’전쟁을 다룬 대부분의 영화나 작품은 전투 장면과 총성, 병사들의 영웅적 .. 2025. 4. 14.
'이웃집 토토로'의 상징과 만들어진 괴담의 인기 '이웃집 토토로'는 어린이 애니메이션의 정석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작이다.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퍼지기 시작한 토토로 괴담은 이 작품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던 것 같다.과연 이 괴담은 어디서 시작됐고, 왜 사람들은 순수한 이야기 속에서 죽음과 공포의 상징을 읽어낸 걸까?이번 글에서는 토토로 괴담의 유래와 배경, 그리고 작품에 내포된 상징성과 해석의 다면성을 생각해보려 한다.토토로 괴담의 시작 – 사야마 사건과의 연관성토토로 괴담의 핵심은 "실제로 1963년 일본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서 일어난 여고생 유괴살인사건이 '이웃집 토토로'의 모티프다."란 내용이다.괴담은 여기서 나아가,  '메이'와 '사츠키'가 이미 죽었고, '토토로'는 사신(死神)이라는 해석을 더한다... 2025. 4. 14.
기술이 아닌 윤리가 세상을 구한다, '천공의 성 라퓨타' '천공의 성 라퓨타'는 단지 공중을 나는 모험 이야기가 아니다.그 중심에는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어린이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윤리로 세상을 바꾸는지에 대한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기계와 권력의 논리 속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 ‘윤리적 선택’의 주체 역할을 부여한다.이번 글에서는 '천공의 성 라퓨타' 속 아동 캐릭터인 ‘시타’와 ‘파즈’를 중심으로 기술문명에 맞서는 순수성과 윤리의 힘을 생각해보려고 한다.아이들이 지배하는 윤리적 판단의 세계작품 속에서 '시타'와 '파즈'는 고대 기술의 보고인 라퓨타를 둘러싼 권력 다툼 한가운데 놓인다.정부 요원, 군대, 해적까지 모두 라퓨타의 무한한 기술력과 에너지 결정을 손에 넣으려 하지만 이 두 소년소녀는 그 기술의 힘을 거부하고 파괴를 .. 2025. 4. 13.